[뉴스] “자수해서 죗값 받아요” 마약투약자에 호통치는 30년 마약통 변호사
강건
2023-05-22 10:24:43

 

 

“자수해서 죗값 받으세요!”

서울 서초구의 한 변호사 사무실에서는 밖을 지나던 사람들이 깜짝 놀라 멈춰설 정도의 호통 소리가 자주 들린다. 위로의 말이 오가는 보통의 법률사무소와는 다른 풍경이다. 사무소에서 나온 이들 중 일부는 경찰서로 향한다. 마약 투약 사실을 자수하기 위해서다.

이 사무실 주인은 대검 마약과장 출신 박광빈(사법연수원 12기) 법무법인 강건 변호사다. 그는 찾아온 마약투약자들을 감형 시키는 게 아니라 단약(마약을 끊어내는 것)하게 만드는 게 목표다. 올해부터 마약투약자들의 단약을 돕는 무료 상담을 하고 있다.

그는 대구지검 강력부장과 대검찰청 과학수사지도과장을 거쳐 1999년 마약과장 자리에 올랐다. 평검사 시절부터 30년 넘게 마약 사건을 다뤘다. 마약에 빠진 군인이 국가 기밀을 팔고, 마약에 빠진 엄마가 자식을 파는 모습을 목격했다.

박 변호사는 중독 초기 단계인 마약투약자들에게 자수를 권한다. 가족의 손으로 자식을 격리시키는 단계까지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는 15일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청년들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로 추락시키는 게 마약”이라며 “한 사람이라도 마약에서 구해내는 걸 변호사로서 최종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 “마약사범 5년 간 30% 이상 늘었는데 수사범위는 축소”

지난해 적발된 마약사범 수는 2017년 대비 30% 넘게 늘었고 미성년자 마약사범은 3배가 이상 증가했다. 그런데 이 기간 대검찰청 마약과는 대검찰청 조직범죄과에, 전국 6개 지방검찰청의 강력부는 반부패부 등에 통폐합됐다. 검경 수사권이 조정되면서 검찰은 500만원 이상 마약류를 수출입 목적으로 소지한 경우만 수사할 수 있게 됐다.

박 변호사는 “마약 제조·유통 단계를 잡으려면 마약범죄를 전문적으로 수사하는 사람들의 기획수사가 중요하다”며 “마약수사 범위와 전담 인력을 늘려 마약상들에게 ‘단속하고 있다’는 인식을 제대로 각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약범죄는 마약상과의 싸움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했다. 원가 대비 판매가를 따지면 1만배 넘는 수익이 나기 때문에 판매에 중독되는 사람들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박 변호사는 “1g당 33회분이 나오는 마약을 1kg 제조하면 3만3000회분이 제조된다”며 “1회분 판매가가 5만원, 1kg 제조단가가 10만원 수준이라고 치면 원가 대비 최대 ‘1만6500배’의 판매 이윤을 남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마약탐지기 ‘뒷북’ 친 한국, 마약청 신설은 제때 해야”

마약전담검사였던 1980년 말~1990년 초 그는 이온스캐너(마약탐지기)를 도입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주장했다. 그러나 마약탐지기는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후, 한국에 신종 마약들이 수두룩하게 들어오고 나서야 도입됐다.

박 변호사는 “마약청정국의 지위를 되찾기 위해선 마약 밀입국부터 투약까지 전 과정을 추적·단속하는 ‘마약청’이 필요하다”며 “마약청은 마약탐지기와 유전자정보은행처럼 ‘뒷북’이 되지 않고 적기에 들어와 마약문제가 해결됐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마약범죄는 아주 촘촘하고 은밀하게 이뤄져서 특정한 면만 보고는 가장 윗선까지 추적이 어렵다”며 “검찰, 경찰, 관세청, 식약처, 보건복지부 등 현재 마약문제 다루는 여러 부처들의 업무가 일관되고 유기적으로 수행되도록 위에서 총괄 관리할 전담 기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